검색결과84건
프로야구

김민우 '수술' 문동주 '부진' 어그러진 한화 플랜, 류현진 '100승'으로 분위기 반전 가능할까

결국 돌고 돌아 류현진(37·한화 이글스)에게 바통이 돌아왔다.한화는 지난 22일 수원 KT전에서 패배, 3연패에 빠졌다.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의 부진이 뼈아팠다. 이날 문동주는 최고 157㎞/h 강속구를 뿌렸으나 투구 내내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1회 선두 타자부터 천성호에게 직구만 던지면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안타를 맞았고, 장성우와 문상철에게는 몰린 직구를 맞아 적시타를 허용했다.2회 추가 실점을 내준 그는 3-3 동점이 된 4회에도 노시환의 실책, 김태연의 야수 선택으로 흔들렸다. 결국 무사 만루서 희생 플라이로 리드를 내줬다.최종 성적은 4와 3분의 2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 1경기 만의 부진은 아니다. 문동주는 이날 부진을 포함해 올 시즌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56을 기록 중이다. 시즌 첫 등판인 3월 28일 SSG 랜더스전(5이닝 2실점),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5와 3분의 1이닝 3실점 1자책)은 준수했으나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2년 차 징크스를 겪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다만 한화의 계산에서 어긋난 건 문동주만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마무리 투수는 낙점했던 박상원에서 주현상으로 교체했다. 왼손 필승조를 기대한 김범수는 10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8.53으로 크게 부진하다. 롱릴리프를 기대했던 이태양, 한승주 등도 부진했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투수가 너무 많다"고 웃던 최원호 한화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시점이다.악재가 늘었다. 한화는 지난 23일 선발 투수 김민우에게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고 알렸다. 그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고 올 시즌을 조기 마감한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민우는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전 투구 도중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병원 검진에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1주일 휴식 후에도 통증이 재발하면서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일단 전체 1순위로 입단한 대형 신인 황준서가 김민우의 공백은 메운다. 하지만 황준서가 아무리 뛰어나도 신인이고, 5선발일 뿐이다. 2선발 펠릭스 페냐도 평균자책점 4.01로 아주 빼어난 편은 아니다. 리카르도 산체스가 평균자책점 1.71로 활약 중이나 이닝 소화력은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문동주가 살아나지 못하면 한화로서는 선발진에 믿을 구석이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결국 돌고 돌아 류현진의 어깨에 부담이 지워졌다. 류현진 역시 기대 이하 성적인 건 마찬가지다. 5경기 평균자책점 5.33으로 기대와 달리 기복이 심하다. 2경기 만에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시즌 2승, 통산 100승은 한 달이 지나도록 이루지 못했다. 시즌 초만 해도 다른 선발 투수들이 호투하니 부담이 없었다. 당시엔 류현진이 5선발이고, 14년 전 류현진 등판 경기 외엔 모두 패배하던 시절과 반대라는 농담도 나왔다.하지만 다른 선발 투수들이 일제히 흔들리는 시점이다. 결국 에이스 류현진이 호투해야 한다. '통산 100승'이라는 이벤트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힘이 있다. 최근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됐던 그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승리하진 못했으나 7이닝 3실점 호투로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상대가 만만치 않은 건 변수다. KT는 웨스 벤자민이 나선다. 한화가 지난달 31일 3이닝 11실점을 안겼던 상대다. 다만 그때 이후 벤자민은 각성했다. 4월 3경기에서 20이닝을 책임지면서 단 2점만 내주고 있다. 1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퍼펙트 게임에 도전하다 8이닝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 투구를 남겼다. 한화가 다시 한 번 벤자민을 두들겨야 할 때가 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4 10:01
프로야구

김민석-윤동희 더 중요해진 2024년, 그리고 2년차 징크스

롯데 자이언츠의 희망으로 떠오른 윤동희(20)와 김민석(19)에게는 2024시즌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다. '2년 차 징크스'와 멀리하는 것이다. 롯데는 올해 공격적인 보강에 나섰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에 6년 연속 실패했다. 그래도 윤동희와 김민석의 발굴 등 소득은 있었다. 휘문고 출신의 김민석은 '제2의 이정후'로 불리며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스프링캠프부터 두각을 보인 김민석은 개막 엔트리에 들더니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단 한 번의 엔트리 이탈 없이 풀 타임 한 시즌을 치렀다. 총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5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를 올렸다. 규정 타석을 채웠고 리드오프로도 활약했다. 윤동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좋은 모습이다.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그는 2022년 4경기(13타석) 출장에 그쳤다. 지난해엔 개막 3주가 지난 뒤 1군행 통보를 받아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2023년 타율 0.287 2홈런 41타점 45득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날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등 대표팀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윤동희와 김민석은 풀 타임 첫 시즌, 1군에서 서로 의지하고 도왔다. 윤동희는 1년 후배 김민석에게 배트 두 자루를 얻어 5개월 넘게 사용했다. 윤동희의 배트 헤드 부분에는 'KIA M S'이라는 이니셜이 뚜렷하게 박혀 있다. 김민석은 시즌 중반 "저 형, 안타 90개 중 80개가 제 배트에서 나온 거예요"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하기도 했다. 윤동희도 "시즌 처음 1군 콜업 후 일주일 정도 지나 민석이의 배트를 사용했는데, (느낌이) 좋아서 두 자루를 더 얻었다"며 "민석이의 배트가 올 시즌 큰 역할을 했다"고 '순순히' 인정했다. 윤동희는 "톱 밸런스 배트의 중심에 공을 맞히면 비거리가 멀리 나가지만, 정타 확률이 떨어진다. 비거리에 욕심부리지 말고 내게 더 유리한 걸로 바꿔야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윤동희와 김민석은 '2년 차 징크스'와 담을 쌓아야만 한다. 대개 프로 첫 시즌에 좋은 활약을 펼친 신예 선수들이 다음 시즌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이런 말이 생겨났다. 많은 선수들이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고전했다. 전력이 노출됐고, 선수 스스로 긴장감이 줄어드는 등 다양한 요소 때문이다. 지난 10월 롯데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벌써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김 감독은 "1군에서 막 두각을 나타낸 신예들이 '올해보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며 "(1군 출전으로) 얼굴이 알려지고 나서 (겉멋이 들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겨울에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몸을 만드는 게 아니다. 정말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전준우 등 베테랑을 제외하면 어린 선수들이 웨이트로 몸을 만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공을 던지고 치는 야구로 몸을 만들어야 한다. 신인급 선수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빅터 레이예스가 합류해 외야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윤동희는 "민석이에게 '네가 있어서 다행이고 든든하다'고 말한다.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 크게 의지된다"며 "서로 자만하지 말자고 얘기 나누기도 한다. 겸손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01.01 11:36
프로야구

[PO 5] 대타 김민혁→1B 투수 교체, '신들린' 강철 승부수 11.8% 뚫었다

'우승 감독'은 우승 감독이었다. KT 위즈가 이강철 감독의 신들린 승부수를 앞세워 11.76%의 확률을 뒤집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1·2차전에서 내리 패한 KT는 3~5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를 3승 2패로 마무리,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4년 동안 정규시즌 2위에 드리워져 있던 'PO 업셋(순위가 낮은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높은 팀을 탈락시키는 일)' 징크스도 KT가 끊어냈다. 11.76%의 확률을 뚫었다.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내리 패한 팀이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17번 중 두 번(11.76%·5전 3선승제 기준)밖에 없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고, 2009년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에 2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KT가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우승 사령탑' 이강철 감독의 뚝심과 승부수가 통했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이강철 감독은 3차전에서 "있는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겠다"라고 말했지만, 당시와 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고 나왔다. 두 경기에서 7득점·실책 4개로 흔들린 야수들을 믿었다. 그리고 이들은 3차전 무실책 ·무실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4차전에선 방망이 폭발로 2연승을 견인했다. 이강철 감독의 선발진 승부수도 빛을 봤다. 이 감독은 4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에서 75개의 공을 던진 쿠에바스는 불과 사흘 휴식 후 선발로 재등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미 1차전부터 투구 수를 조절해 4차전 등판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승부수는 제대로 들어맞았다. 쿠에바스가 4차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한 덕분에 KT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5차전에선 교체 승부수가 번번이 들어 맞았다. 0-2로 끌려가던 5회 말, 1사 1·3루 기회에서 이강철 감독은 대타 김민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4차전에서 5타수 3안타로 맹활약한 오윤석을 빼고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김민혁을 대타로 투입했다. 그리고 김민혁은 대타 타석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교체 승부수가 제대로 들어 맞았다. 이어진 6회 초에선 선발 벤자민이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다음 타자 초구 볼로 흔들리자, 이강철 감독이 과감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벤자민마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승부수였다. 마운드에 오른 손동현은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기대에 부응했다. 결정적인 순간 두 번의 승부수가 모두 들어 맞았다. 우승 감독다운 뚝심과 승부수로 KT는 리버스 스윕 역전 드라마에 성공했다. KT는 오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 2023시즌 우승 트로피를 두고 7전 4선승제 맞대결을 펼친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05 18:14
스포츠일반

조교사 데뷔 앞둔 함완식 기수, 아홉 수 징크스 깨고 800승 달성

함완식 기수가 아홉 수 징크스 없이 곧장 개인 통산 800승을 달성했다. 지난 11일 서울 7경주에서 1승을 올리며 799승에 안착한 함완식 기수는 800승을 코앞에 뒀다. 다음 날인 12일 서울 4경주에서 곧바로 우승하며 800승 쾌거를 이뤘다.이날 서울 4경주에 출전한 함완식 기수는 ‘원평버드’와 호흡을 맞췄다. 경주 초반부터 2위로 선두권을 유지하며 접전을 벌이다가 마침내 1위마를 제치며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1998년에 데뷔한 함 기수는 6324회의 기승을 하며 승률 12.7%, 복승률 25.6%의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대상경주 트로피도 11번이나 들어 올렸다. ‘경주로의 신사’라 불리는 그는 별명답게 주변 동료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연한 경주전개로도 유명하다.꾸준한 노력과 동료를 배려하는 경기매너를 증명하듯 함 기수는 2015년 ‘영예기수’에 이름을 올렸다. 기수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명예 중 하나인 ‘영예기수’는 우수한 성적뿐 아니라 성실성, 페어플레이 정신 등의 자질과 품성을 모두 충족해야만 가능하다.함 기수는 “조교사님이 말의 컨디션이 좋아 앞선을 노려보라고 한 작전이 잘 적중했다”며 “600, 700승은 아홉수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800승은 아홉수 없이 잘 넘어가서 후련하다”고 말했다. 또 800승은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과 팬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 조교사 데뷔를 계획하고 있는 그는 “기수로서 남은 시간 동안 한 마리, 한 마리 더 열심히 타자는 마음으로 평소보다 간절하게 진심을 담아서 기승하고 있다”며 “기수 때처럼 조교사로서 열심히 활동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근심반, 기대반”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함 기수의 800승 달성 순간과 소감은 한국마사회 KRBC 유튜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한국마사회는 지난 16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주로에서 안전의식 고취 및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문화실천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안전문화실천에 동참하기 위해 마사회 임직원과 조교사, 기수, 말관리사(트랙라이더) 등 경주마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16 10:31
축구

[준PO] K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남-대전 준PO 출사표

목표는 하나, 플레이오프(PO) 진출. 시즌 최종전에 이어 준PO 길목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의 각오는 결연했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경남 FC와 조민국 감독 대행이 이끄는 대전 하나시티즌이 25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2(2부리그) 2020 준PO에서 단판승부를 펼친다. 이 경기 승자는 PO에 진출해 2위 수원 FC와 K리그1 승격을 건 마지막 대결을 펼치게 된다. 준PO를 앞두고 23일 열린 화상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 팀 사령탑은 승리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종전에서 대전을 꺾고 6위에서 3위로 점프, 홈에서 준PO를 치르게 된 경남의 설기현 감독은 "어렵게 온 만큼 기회를 잘 살려서 PO에 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고 대전의 조민국 감독 대행은 "이번 원정에서 경남 징크스를 깰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조민국 감독 대행이 말한 대전의 '경남 징크스'는 안드레의 결장과 함께 이번 준PO의 변수로 꼽힌다. 대전은 2008년 9월 27일 경남 원정 2-2 무승부를 시작으로 12년 동안 창원 원정길에서 4무7패를 기록 중이다. 조민국 감독 대행은 "내가 축구 감독을 하면서 징크스가 없는 감독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올해 경남을 한 번도 못 이겼다"며 "준PO는 징크스를 떠나 우리 선수들 컨디션만 된다면 좋은 경기를 펼쳐 경남을 꼭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선제골만 넣는다면 90분 동안 우리가 경기를 잘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대전의 대표 선수 이웅희도 "팀에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이런 중요한 경기에 대한 경험이 적어 미숙한 점이 있다. 최종전 원정 경기에서 예방주사를 잘 맞고 왔다고 생각한다"며 "생각이 많으면 부담도 당연히 커진다. 감독님 지도 하에 준비한 대로 우리가 할 것을 잘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전전 홈 무패의 좋은 기록, 그리고 비기기만 해도 PO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는 경남도 방심은 금물이다. 설기현 감독은 "우리가 비겨도 되는 상황에서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경기 결과에 많이 작용할 것이라 생각해서 최대한 배제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고 경남 대표 선수 백성동도 "다들 경험이 없는 것이 아닌 만큼 비겨도 PO에 갈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이겨서 진출하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방심은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또다른 변수인 안드레의 결장에 대해 조민국 감독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 대전에는 12명의 공격수가 있다"며 "에디뉴, 바이오도 있고 김승섭 등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한두 골은 날 것"이라며 경남 수비를 잘 괴롭혀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설기현 감독도 "안드레가 출전하지 못하는 게 우리에게 조금은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축구라는 게 선수 한두 명으로 결정이 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 만큼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문로=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11.23 11:01
생활/문화

'최강암말' 실버울프, '단거리강자' 모르피스 누가 막을까

뚝섬배(GⅡ, 1400m)와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1200m)가 23일 서울 경마공원에서 제 9, 10경주로 차례로 열린다. 1989년 최초로 시행된 뚝섬배는 2012년 최우수 암말 선발 시리즈인 ‘퀸즈투어’의 첫 관문으로 지정됐다. ‘KNN배’ ‘경남도지사배’로 이어지는 퀸즈투어의 서막으로 한해 최고의 여왕마를 가리는 경주다. 특히 올해는 최강암말 ‘실버울프(호주, R125, 윤우환 마주, 송문길 조교사, 승률 48.6%)’가 8세의 나이로 참여한다. ‘대상경주 마의 8세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마 사상 최고 암말로 평가받는 실버울프는 2017년과 2019년 뚝섬배를 비롯한 퀸즈투어 시리즈 트로피를 전부 집어삼켰다. 대상경주 우승 경력만 무려 12회다. 작년에만 7세의 나이로 5번의 우승을 추가했다. 경주마들의 전성기가 보통 4~5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기록은 더욱 빛난다. 실버울프는 지난 2월 동아일보배에 4세의 신예이자 부담 중량 5kg의 이점에 힘입어 앞서 달리던 ‘다이아로드’를 추격했으나 역전하지 못하고 3마신차로 패했다. 그러나 이번 경주는 같은 57kg의 부담 중량으로 다이아로드의 이점이 사라졌다. 실버울프의 무패행진을 막아선 다이아로드(4세, 한국, R96, 손병철 마주, 송문길 조교사, 승률 87.5%)는 지난 3년 동안 실버울프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유일한 암말이다. 결승선 직전 200m 기록도 12.8초로 선행형 경주마임에도 불구, 추입형 경주마들의 막판 스퍼트에 뒤지지 않는 기록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57kg의 부담 중량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해 서울마주협회장배는 산지와 연령에 상관없이 단거리 강자를 가리는 독립적 경주로 시행된다. 스프린트 시리즈에 속한 경주는 아니지만 스프린트 시리즈에 참가하는 주요 경주마들이 대거 출전한다. 2년 만에 출전한 1200m 경주였던 지난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 막판 짜릿한 추입으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모르피스(5세, 미국, R123, 박남성 마주, 이관호 조교사, 승률 34.8%)’가 강력한 우승 후보다. 모르피스는 복승률이 높은 말로 언제나 안정적인 착순이 기대된다. 출전마 중에서도 레이팅 123으로 가장 높고, 빅투아르 기수와의 오랜 호흡으로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세계일보배 우승, 부산일보배 우승, SBS스포츠 스프린트 준우승. 1200m 대상경주에서 거둔 도끼블레이드(4세, 한국, R99, 김형란 마주, 박대흥 조교사, 승률 41.7%)의 화려한 이력이다. 지난 SBS스포츠 스프린트에서도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놓쳤다. 1200m 기록을 꾸준히 줄여가며 지난 스프린트 경주에서도 자신의 최단 기록을 달성한 만큼 좋은 페이스는 여전히 유효하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21 07:00
축구

'선제골 내주고 첫 역전승' 모라이스의 전북, 뒤집는 힘도 강해졌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는 선제골을 잘 내주지 않는 팀이다. K리그1(1부리그) 기록을 놓고 살폈을 때,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후 치른 2019시즌 38경기, 그리고 2020시즌 7경기를 더해 총 45경기 중 전북이 선제골을 내준 경기는 9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두 차례 0-0 무승부를 제외한다면 전북은 45경기 중 34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주는 경우가 드문 만큼, 한 번 선제골을 내주면 유독 '뒤집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모라이스 감독의 K리그1 사령탑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3월 1일 대구 FC와 경기에서 에드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1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3월 17일 강원 FC전에서도 김지현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이 그대로 강원의 결승골이 됐다. 전북의 시즌 첫 패배였다. 이후로도 전북은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면 지거나 비기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4월 2일 경남 FC전은 곽태휘의 자책골로 먼저 점수를 내준 뒤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겼고 5월 12일 울산 현대전은 김인성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2로 패했다. 한참 무패 가도를 달리던 8월 24일 성남 FC전에서도 임채민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1-1로 비겼고, 19경기 연속 무패가 좌절된 9월 25일 대구전 0-2 패배 역시 에드가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당했다. 10월 26일 FC 서울과 경기서도 황현수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결국 1-1로 비겼다. 선제골만 내주면 지거나 비기는 모라이스호 전북의 '징크스'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작용했다. 지난 시즌 조별리그 G조 2차전 부리람 원정에서 상대에게 먼저 선제골을 내주고 뒤집지 못한 채 0-1로 패했고, 2020시즌 ACL에서도 조별리그 H조 1차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전에서 엔도 케이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1-2로 패했다. 이처럼 모라이스 감독 부임 후 전북은 선제골을 내준 뒤 '역전승'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도 이 '징크스'는 계속되는 듯 싶었다. 당장 지난달 30일 강원전이 그랬다. 전반 15분 홍정호의 퇴장으로 어려운 경기를 펼친 전북은 고무열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0-1 패배를 당했다. 16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 전반 40분 이승모의 선제골이 터졌을 때 전북의 '징크스'가 불길하게 떠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전북은 달랐다. 포항이 잇단 부상으로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하고, 공격의 핵이었던 팔로세비치와 이승모가 모두 빠져나가면서 전북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14분 포항 문전 혼잡 상황에서 흘러든 김민혁의 패스가 하창래를 맞아 굴절됐고, 이를 한교원이 밀어 넣으며 동점골이 터졌다. 그래도 이 때까지만 해도 확신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접어들 무렵,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혁이 머리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2-1로 뒤집힌 채 경기가 끝났고, 전북은 적지에서 역전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시즌 극적인 우승을 달성하면서도 모라이스 감독이 저평가 받았던 건 상대적으로 희미해진 '닥공'이라는 팀 컬러와 2018시즌(8무)에 비해 크게 늘어난 무승부(2019시즌 13무) 등 여러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K리그1에서 두 시즌 째를 맞이하는 모라이스호 전북은 지난 시즌 약점들을 메꿔가며 더 강한 팀으로 변해가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 체제 하에서, 선제골 내주고 뒤집은 첫 번째 역전승', 포항전 승리가 승점 3점 이상으로 가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포항=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6.17 06:00
축구

박항서 감독은 1년 전에도 조국을 찾았다

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또 한 번 조국을 찾았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대표팀이 지난 14일 한국으로 입국했다. 박항서호는 오는 22일까지, 약 일주일 가량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10일 동남아시아(SEA) 게임 결승 인도네시아와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6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다음 행보로 향하는 사이 박 감독은 조국을 방문했다. 따뜻한 동남아시아를 떠나 추운 날씨의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이유는 무엇일까.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은 이미 계획돼 있었다. 동남아시아게임 이후 부상자도 있고, 회복이 필요한 선수가 많다. 훈련보다는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회복을 하려고 한다. 서울 쪽은 추울테니 남쪽으로 몇 군데 생각을 하다가 프로팀 시절 자주 왔던 통영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회복에 집중하면서도 박 감독은 통영에서 다음 행보를 차분히 준비할 계획이다. 아주 중대한 일전이 찾아온다. 바로 2020년 1월 8일 태국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겸하고 있다.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베트남은 D조에 속해 북한·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와 조별리그를 치르고, 1월 10일 UAE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펼친다. 2년 전 열린 대회에서 박 감독은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써냈다. '박항서 매직'의 시작점이었다. 이번 대회에 기대감이 큰 이유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있어 기대감이 더욱 큰 상황이다. 박항서호가 올림픽 본선에 이름을 올린다면 이 역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영광이 될 수 있다. 박 감독은 "인기는 안개와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차분히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겠다. 올림픽 예선이 쉬운 것이 아니다. 우선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약 1년 전에도 조국을 찾은 적이 있다. 2018년 10월 17일 박항서호는 한국으로 입국해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은 10월 30일까지 약 2주 가량 진행됐다. 상황이 비슷했다. 1년 전에는 베트남 A대표팀이 왔고, 이번에는 U-23 대표팀이 온 것만 다를 뿐, 박 감독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박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일궈낸 뒤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찾았다. 박 감독과 베트남에 아주 중요한 일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018년 11월 열리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이었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의 최강을 가리는 무대, 동남아시아 축구의 주도권이 걸린 대회였다. 베트남 축구의 자존심도 되찾아야 했다. 박 감독은 2018 AFC U-23 챔피언십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연속으로 최고 성적 신화를 작성했다. 이 두 대회는 U-23 대회였다. 스즈키컵은 A대표팀이 나서는 대회다. '황금기'로 불리는 베트남 U-23 대표팀과 달리 A대표팀은 약하다는 평가가 강한 상횡이었다. 박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나서는 큰 무대였다. 박 감독과 베트남 축구 모두 기로에 서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감독은 조국을 찾았다. 당시 그는 "이곳에서 한국 팀들과 평가전을 한다. 베트남 선수들은 아시아 강호 한국에 징크스가 있다. 한국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우리 보다 강한 상대에게 시달려 보는 것이 스즈키컵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의 조국 한국의 좋은 기운을 받고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의 말대로 됐다.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박항서호는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년 전 한국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이번에도 받아 돌아가려는 것이다. 1년 전 A대표팀이 받았던 기운을 이번에는 U-23 대표팀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10년 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도 박 감독의 조국에서 영글고 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12.16 06:00
축구

[현장인터뷰] 최용수 감독 "서울답지 못했던 전북전, 휴식기 효율적으로 보내야"

FC서울이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전북 징크스'가 생길 판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 경기에서 전북에 0-2로 패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에 빠진 3위 서울(승점 47)은 승점 쌓기에 실패했고, 같은 날 경남을 2-0으로 누른 4위 강원(승점 42)에 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서울은 지난 2017년 이후 이어온 전북전 연패 경기가 6경기로 늘어나 '전북 징크스'가 생겼다.최 감독은 경기 후 "홈팬들에게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서 선수들이 노력했지만, 전반에 경직된 경기운영 때문에 힘든 경기를 했다. 서울답지 못한 소극적인 경기 운영 때문에 전반 2실점을 했다. 한번 더 생각해서 A매치 휴식기에 정상적으로 돌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힘든 상태고, 최선의 모습을 다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이 발전하는 단계고, 이런 경기를 통해서 본인이 느끼는 경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휴식기에 남은 10경기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우리가 목표했던 걸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A매치 휴식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최 감독은 "수비에 많은 문제점이 나왔다. 하지만 모든 게 부정적인 건 아니다. 현재 갖고 있는 스쿼드 안에서 주세종, 이명주가 합류하기 때문에 경기 운영 조율에서 매끄럽게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지쳐있다. 핑계가 될 순 없겠지만 2주간 휴식기에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상암=김지한 기자 2019.09.01 21:26
축구

인천, 10년 징크스도 꼴찌도 탈출 … '생존왕' 본능이 살아나다

K리그1(1부리그)에서 '잔류왕'으로 살아남기.인천 유나이티드가 다시 한 번 '잔류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인천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5라운드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이적생 김호남(30)의 천금같은 선제골을 잘 지켜내 1-0 승리를 거뒀다. 2009년 8월 23일 이후 무려 10여년 만에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별명)'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10년간 이어져 온 징크스를 깬 건 물론,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인천은 4승6무15패(승점18)가 되며 제주(3승8무14패·승점17)를 끌어내리고 11위로 올라섰다. 제주에 밀려 최하위로 추락했던 6월 29일 이후 43일 만에 다시 올라선 11위 자리다.'탈꼴찌'에 성공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11위로 올라서긴 했지만 여전히 강등권 싸움은 오리무중이다. 10위 경남FC(3승10무12패·승점19) 11위 인천, 그리고 12위 제주가 모두 승점 1점차로 촘촘히 늘어서 있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는 상황이라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당장 다음 라운드에서 인천이 패하고 제주가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이라도 얻는다면 순위는 또다시 바뀐다. 이런 분위기로 강등권 싸움이 계속된다면 마지막에는 승점 1점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그러나 수원을 꺾은 인천의 분위기가 '흡사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한껏 달아오를 수밖에 없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해묵은 빅버드 원정 10년 징크스를 깬 건 물론이고, 일단 후반기 도약을 위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며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결승골을 넣은 김호남은 인천의 전 '캡틴' 남준재(31·제주)와 트레이드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팀에 훌륭하게 적응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전북에서 각각 이적과 임대로 인천 유니폼을 입은 이재성(31) 장윤호(23)는 물론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케힌데(25)와 마하지(27)도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얼굴들이 제 몫을 해주며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승점 3점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후반기 반등의 발판을 만든 셈이다.이처럼 인천은 상승세를 착실하게 승점으로 이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했다가 후반기에 들어 살아나는, '잔류왕' 본능이 다시 깨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이 가지고 있는 '잔류왕'이란 별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매 시즌 아슬아슬하게 강등 위기를 탈출하며 '잔류왕', '생존왕'으로 불렸던 위건 애슬레틱에서 따온 것이다. 인천은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잔류와 강등의 기로에서 매번 끈질기게 살아남은 팀이다.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5시즌 내내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고 2016년에는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서만 3승1무1패로 승점을 쓸어담으며 가장 극적인 잔류 드라마를 썼다. 2017년에도 마지막 경기까지 강등권을 헤매다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생존에 성공했고, 2018년 역시 꼴찌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해 4승1패라는 성적으로 '잔류왕'의 위명을 떨쳤다.물론 인천 입장에서 '잔류왕'이란 별명은 썩 달갑기만 한 건 아니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인천은 '올 시즌은 잔류왕 타이틀을 거부한다'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었다. 초반부터 일찌감치 승점을 챙겨 강등권에서 맴돌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각오는 초반 부진과 함께 무너졌다. 이제 인천에 남은 길은 다시 한 번 '잔류왕'의 자리에 오르는 것 뿐이다. 유상철(48)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고 승점차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다. 이 분위기를 끌고 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8.12 06: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